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군검사 도베르만(계급의 무게, 노화영, 도배만)

by eunhaji 2026. 7. 13.

 

계급의 무게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은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속에서 계급이라는 절대적인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지배하고, 때로는 어떻게 타락시키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극 중 상명하복의 규율이 지배하는 군대 안에서 윗사람의 부당한 지시나 가혹 행위가 묵인되는 모습들을 보며, 비단 군대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사회의 여러 단면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의 불합리한 요구나 강압적인 태도에 부딪힐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 역시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원칙과 기준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때로는 조직의 위계질서나 눈앞의 효율성 때문에 아랫사람의 입장이나 마음을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하고 강하게 몰아붙였던 것은 아닌가 하고 가슴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학부모 모임이나 동네 이웃 간의 관계에서도 은연중에 남편의 직급이나 재력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적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줄 세우려는 씁쓸한 풍경을 마주하곤 합니다. 이 드라마는 권력이 정의를 압도할 때 발생하는 어두운 모순을 날카롭게 고집하고 비판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훌륭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며, 저는 이러한 연출 방향에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극 중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절차보다 사적인 응징이나 자극적인 폭력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측면이 있어, 현실적인 공감대를 조금 떨어뜨렸다는 비판적인 아쉬움도 남습니다.

노화영의 비극

만약 제가 극 중 최초의 여성 사단장이자 거대한 빌런인 노화영이었다면, 결코 자신의 성공과 권력만을 위해 아들을 도구로 삼거나 타인의 삶을 짓밟는 무자비한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노화영이 가진 치열한 출세욕과 자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관점에서 보면 어딘가 가슴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묘한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눈빛부터 달라진 초등학교 큰아이와, 아직은 세상 모든 게 그저 신기하기만 한 둘째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자식만큼은 누구보다 단단하고 강하게 자라 세상의 거친 풍파를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하지만 노화영처럼 자식을 나만의 소유물로 여기고, 본인의 비뚤어진 욕망을 투영해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결국 자식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고 자신마저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노화영이었다면 군인으로서의 명예로운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누리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도록 따뜻하게 보듬는 평범한 가정을 먼저 일구었을 것입니다. 묵묵히 제 곁을 지켜주며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남편의 포용력에 기대어, 권력의 정점이라는 허무한 신기루를 쫓기보다는 내 소중한 가족들과 소박한 밥상을 마주하며 따스한 온기를 나누는 삶의 진짜 행복을 진작에 선택했을 것입니다.

도배만의 선택

제가 만약 주인공 도배만이 되어 제 성격대로 이 드라마를 다시 각색해본다면, 돈과 성공만을 맹목적으로 쫓는 '미친 개'의 자극적인 활극보다는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고 진정한 정의의 가치를 찾아가는 인간적인 성장 드라마로 바꾸고 싶습니다. 극 중 도배만은 초반에 오직 돈을 벌기 위해 군검사가 되어 권력자들의 부정을 눈감아주고 뒤를 봐주는 계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눈앞의 물질적인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고 남들의 화려한 형편과 내 처지를 비교하며 깊은 슬픔에 빠질 때가 참 많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 조금 더 여유로운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치열하게 자격증 공부를 하며 스스로를 혹사시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몸이 한 번 심하게 아파서 쓰러져보고 나니, 아무리 많은 돈과 명예가 있어도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으면 그 모든 것이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위대한 진리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 각색 속의 도배만은 복수와 돈을 향해 무작정 질주하기보다는, 피폐해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과감히 브레이크를 밟을 것입니다. 잘못된 선택을 깊이 반성하고 군대 내의 억울한 약자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원망과 분노를 내려놓고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강릉 바다로 여행을 떠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따뜻한 결말을 짓고 싶습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사람이 보여주는 내면의 단단함이 우리 삶에 더 깊은 위로를 줄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ktawHBII8M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