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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솔솔 라라솔 (부모사랑, 기만적인 해피엔딩, 불청객 중호)

by eunhaji 2026. 4. 17.

 

드라마 여자 주인공을 보고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면은 아니지만 전 재산을 잃고 사기를 당해도 우울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비하히지 않고 툭툭 털며 일어나는 낙천적인 모습을 말합니다. 순수하면서 솔직하고 정서적 안정감의 원동력은 아빠로부터 받은 사랑이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 주인공 라라의 첫 콩쿠르 장면, 음이 생각나지 않아 도도솔솔 라라솔만을 반복해서 치던 그 어린아이가 결국 아빠에게 졸업 연주를 헌정하는 장면까지, 저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부모로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부모사랑

이 드라마의 정서적 중심은 라라와 아빠의 관계입니다. 콩쿠르에서 긴장한 나머지 같은 소절을 반복해서 치던 라라에게 아빠는 브라보를 외쳤습니다. 웃음거리가 된 딸에게 결과가 아닌 존재 자체로 응원한 것입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이를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Unconditional Positive Regard)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이란 자녀의 실패나 성과와 무관하게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자녀의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감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이런 응원은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기대치가 있는데 아이가 그 기준에 못 미치면 답답하면서도 실망도 하고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제가 정한 기준으로 아이를 판단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브라보를 외친 라라의 아버님처럼 결과를 보지 않고 아이 자체만을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라라가 세상물정 모르는 듯 당돌하면서도 무해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타인을 향한 시선이 다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낯선 사람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힘은 결국 어린 시절의 정서적 안전 기지(Secure Base)에서 나옵니다. 정서적 안전 기지란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감각을 제공함으로써 아이가 세상을 탐색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토대를 말합니다.

저도 크면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충분히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울타리가 되어 주셨고 제 선택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그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또 다른 부모님 준이의 부모님도 준이를 사랑하셨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방식은 달랐습니다. 특히 엄마 윤실은 늦게 얻은 외아들에게 인생의 실패나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의대 진학을 강요하고, 아이의 가출조차 세상에 알려질까 봐 감추려 했습니다. 이 역시 사랑이지만, 그 사랑 안에 아이가 숨을 쉴 공간이 없었습니다. 같은 사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누군가에게는 압박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두 부모의 모습이 동시에 있습니다. 라라 아빠처럼 아이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과, 윤실처럼 아이의 실패를 미리 막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제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얘들아, 행복하니?"

기만적인 해피엔딩

드라마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 해피엔딩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준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라라와 헤어진 뒤 죽은 것처럼 행동하는 서사 구조는 드라마 내용 중 가장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정말 죽은 줄 알고 라라와 함께 슬퍼했던 내 마음까지 기만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준이가 살아서 돌아왔을 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보통 병으로 인해 연인과 헤어짐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죽었다고 보통은 얘기하지 않습니다. 삶의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는 간절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준이가 살아서 돌아왔을 때 기쁨보다는 배신감의 감정이 더 크기 때문에 이런 방법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라라처럼 순수하고 깊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잔인한 방법을 선택한 셈입니다. 둘이 다시 만난 것은 좋지만 이런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전체의 완성도를 흔든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또 하나, 준이가 미성년자라는 설정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은 순수하고 아름답게 그려졌지만, 사회적 통념과 윤리적 기준을 고려하면 대학생 설정이었다면 훨씬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충분히 매끄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어서 더욱 아쉽습니다.

불청객 중호

도도솔솔 라라솔은 기본적으로 힐링 장르에 속합니다. 힐링 드라마란 갈등보다 위로와 회복, 따뜻한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시청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장르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는 스토킹과 살인까지 저지른 캐릭터 중호가 등장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왜 여기에 이런 인물이 나올까?" 외부의 물리적 위협, 특히 살인을 저지른 스토커는 이 장르의 결을 심하게 흔드는 요소입니다. 개연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중호와 라라의 접점은 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이었는데, 그 짧은 친절이 집착으로 발전하는 심리적 설득력이 충분히 묘사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가 이 캐릭터를 통해 얻으려 했던 긴장감은, 오히려 전반적인 감성의 흐름을 끊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드라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라라와 준이의 감정선, 만복 할아버지와 라라의 관계,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소재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장점과 아쉬움이 선명하게 공존합니다. 라라 아빠의 브라보 장면은 부모로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가 무대에서 틀리거나 실수하는 날, 그 아빠처럼 먼저 손뼉을 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fAvVWD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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