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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덫, 악행, 구도한)

by eunhaji 2026. 8. 8.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몇 년 전 친정 부모님께서 겪으실 뻔했던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연금으로 살아가시는 부모님께 100세 시대에 살아가려면 수익을 보장받는 상품이 필요하다며 이웃분이 소개하셨고 그것을 가입하려 하셨습니다. 다행히 제가 알게 되어 가입하지는 않아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상황판단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범죄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 인간의 약해진 마음과 욕망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과정이 현실과 참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고 싶어 하거나 남들보다 쉽게 앞서가려는 조급함이 눈을 가릴 때,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왜곡된 달콤함에 빠져듭니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늘 정직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요령과 편법이 더 힘을 얻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작품은 폰지 사기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욕망에 눈이 멀어 타인의 삶을 짓밟는 인간의 이기심을 사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다만 피해자들의 절박한 서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다소 자극적인 연출이 반복되어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피로하게 느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현대 악행

만약 그 인물이 되어 이 시대에 맞춰 새로운 악행을 도모해 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공간을 무대로 삼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개인정보나 일상의 기록들이 인터넷상에 수없이 떠돌아다니는 세상입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가짜 인공지능 기술로 타인의 목소리와 얼굴을 완벽히 구현한 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떠올려 봅니다. 실제로 주변 모임에 나가보면 자녀나 가족을 사칭한 유전자증식형 문자 메시지나 거짓 연락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 세대 역시 스마트폰 기기 조작에 익숙지 않아 이러한 디지털 형태의 접근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기술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흔들어 놓는 방법이야말로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치명적인 해가 될 것입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도 데이터나 시스템의 오류 하나가 큰 혼란을 가져오는 것을 자주 봅니다. 이처럼 개인의 정체성과 신용을 통째로 흔들어버리는 방식은 과거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작품 속 인물이 보여준 악행의 본질은 결국 타인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단과 도구가 디지털로 바뀌었을 뿐, 사람의 가장 약한 고리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지금의 현실과도 깊게 맞닿아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악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의 신뢰를 파괴하는 데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내가 구도한이라면

주인공의 자리에 서서 이야기를 다시 구성해 본다면, 차갑고 냉정한 분위기보다는 조금 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판으로 바꾸어보고 싶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오직 사건과 증거만을 쫓기보다는, 피해를 입고 쓰러진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보듬고 정성으로 살피는 과정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실제 삶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가장 힘이 되어준 것은 냉철한 분석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와 경청이었습니다.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갈등이 생겼을 때 원칙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방의 처지를 한 번 더 이해하려 노력할 때 실타래가 풀어지곤 했습니다.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을 바꾼다면, 혼자서 외롭게 싸우는 구조 대신 피해자 가족들과 마음을 모아 다 함께 진실을 밝혀내는 연대의 과정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남편처럼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조력자들과 함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거대한 문제에 맞서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불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힘은 외로운 영웅주의가 아닌, 서로를 향한 신뢰와 협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기존 드라마는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시청 후 씁쓸한 잔향이 길게 남았습니다. 사건의 해결 과정에 따뜻한 인간미와 희망의 요소를 더했더라면, 마지막 순간에 더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OvBWM60N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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