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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권력, 이이첨, 수경)

by eunhaji 2026. 7. 23.

 

권력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제 눈살을 가장 찌푸리게 만들었던 인물은 단연 이이첨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심지어 자신의 며느리이자 임금의 딸인 수경 옹주마저 가문의 안위를 위해 죽이려 드는 모습은 참으로 섬뜩했습니다. 어쩌면 사람이 권력과 욕심에 눈이 멀면 저렇게까지 비정해질 수 있는지 혀를 차게 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가진 그릇된 집착이 오늘날 우리 일상에서도 형태만 바뀐 채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자신의 성과나 입지만을 위해 동료를 배려하지 않거나, 후배의 공을 은근슬쩍 가져가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저 역시 일을 하며 당장의 작은 이익이나 인정에 목말라 타인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했던 순간은 없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학부모 모임이나 주변 인간관계에서도 나보다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과한 욕심이 관계를 부러뜨리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이첨이라는 인물은 궁중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비극적인 악행을 저질렀지만, 그 본질은 결국 끝없는 욕심과 통제하려는 집착에 불과했습니다. 타인을 짓밟고 얻은 권력과 성취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지 드라마는 잘 보여줍니다. 드라마가 전하는 이 메시지는 시대를 뛰어넘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도 매우 깊은 울림과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 잘살겠다고 남에게 상처 주는 삶이 아닌, 주변 사람과 함께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다시금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내가 이이첨이라면

만약 제가 조선시대의 대제학 이이첨의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드라마 속 이이첨처럼 오직 가문의 세력을 키우고 임금을 쥐락펴락하려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단연코 가문의 권력보다는 '사람의 마음'과 '가족의 안녕'을 먼저 살폈을 것입니다. 수경 옹주가 보쌈을 당하는 뜻밖의 사고가 터졌을 때, 가문의 체면이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까 봐 자객을 보내 목숨을 빼앗으려 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그 불행을 함께 해결하고 덮어주려 애썼을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 제 현실 삶의 태도와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남편, 그리고 한창 예민하고 자라나는 두 초등학생 아이들과 마주할 때 제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당장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화가 나거나, 남들에게 보이는 우리 집의 모습이나 아이들의 성적을 지나치게 신경 쓰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집안의 절대 권력자처럼 굴며 아이들의 마음을 통제하려 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곤 합니다. 만약 드라마 속 이이첨이 조금만 더 타인에게 공감하고 아들 이대엽의 진심 어린 사랑을 응원해 주었다면, 가문 전체가 비극으로 치닫는 결말은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는 진짜 힘은 억압과 욕심이 아니라 따뜻한 품어줌에서 나온다는 것을 드라마를 보며 다시금 깊이 새기게 됩니다. 저 역시 가정에서 아이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고, 직장과 모임에서도 내 주장만 내세우기보다 한 발짝 물러설 줄 아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수경이라면

드라마 속 수경 옹주는 당차고 당위성이 있는 인물이지만, 때로는 가문의 굴레와 왕실의 법도 때문에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인내하고 눈물짓는 순간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만약 제 성격대로 수경 옹주라는 캐릭터를 다시 각색해 본다면, 저는 훨씬 더 당차고 능동적인 주체로 이야기를 이끌어보고 싶습니다. 보쌈이 되어 운명이 뒤바뀐 그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나를 해치려는 이이첨의 음모를 역으로 이용하는 지혜롭고 강인한 여성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어떤 난관이 찾아오면 가만히 앉아서 상황이 해결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친구 관계 때문에 힘들어할 때도 스스로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려 노력하고, 남편과 의견 충돌이 생길 때도 솔직하게 대화로 풀어가는 편입니다. 이런 제 성격을 수경이라는 인물에 투영한다면, 바우와 함께 밑바닥 삶을 살아갈 때도 단순히 신분을 숨기고 피신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저라면 그곳에서 백성들의 실제 삶을 체험하며 얻은 지혜로 이이첨의 비리를 파헤칠 정당한 명분과 증거를 직접 수집하러 다녔을 것입니다. 나아가 아버지인 광해군에게도 무조건 복종하거나 원망하기보다는, 왕권과 신권 사이에서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며 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강인함이야말로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매력적인 삶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이웃님들도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당당하게 헤쳐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_Xj7ipQ_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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