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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의지, 책임감, 성장)

by eunhaji 2026. 3. 13.

 

어느 순간 꿈이 사라진 적 있으신가요? 저는 IMF를 겪으며 꿈보다 빚 갚는 일이 먼저였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바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펜싱 선수 나희도와 고유림, 기자 백이진이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지키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청춘드라마인 동시에 시대의 비극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희도의 의지 - 시대가 꿈을 뺏을 수는 없다는 메시지

"시대가 내 꿈을 뺏을 수는 없다." 나희도가 양찬미 코치에게 했던 이 대사는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IMF라는 경제 위기 속에서 펜싱부가 없어지고, 예산이 삭감되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희도는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1997년 한국이 외환 위기를 겪으며 이 기구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시기를 의미합니다. 당시 수많은 기업이 부도를 맞고, 실업자가 급증하며, 평범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저 역시 IMF의 풍파를 맞은 가정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빚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구들과는 다른 진로를 생각해야 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희도가 전학을 가기 위해 혼자 작전을 짜고, 밤늦게까지 훈련하고, 코치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신선하게 보였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희도는 26등이라는 낮은 순위에서 시작해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실력은 비탈처럼 오르는 게 아니라 계단처럼 오른다는 찬미 코치의 말처럼, 희도는 한 계단 한 계단 자신의 길을 만들어갑니다. 꿈을 지키려는 노력은 단순한 근성이 아니라, 시대에 맞서는 용기였습니다. 저는 희도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제 꿈을 이루고 있을까요? 불가능하진 않았겠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재능도 돈도 없이 이루어 내기란 정말 쉽지 않았을 겁니다.

유림이의 책임감 - 가족을 위해 국적을 버린 유림의 선택

고유림은 희도와 대조적인 인물입니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집안의 경제적 위기로 인해 러시아로 귀화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귀화란 본인의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림은 아버지의 교통사고로 인한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러시아가 제안한 파격적인 조건(집, 차, 생활비 지원)을 받아들입니다. 전 국민에게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유림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합니다. 유림은 펜싱을 단순히 좋아하는 운동이 아니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생존을 위해 펜싱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운동선수들이 생계형 선수로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한 대사입니다. 많은 회사원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하기보다는 생계유지를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에 쉽게 지치며 불행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유림이의 책임감에 눈물이 났습니다. 나의 잘못이 아닌 이 상황이 부모님을 충분히 원망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부모님을 오히려 지키려 하는 모습이 유림이가 정말 기특했습니다. 그 마음이 펜싱을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희도에게 꿈을 지키는 용기를 배웠다면, 유림이처럼 현실의 무게를 짊어지고도 소중한 것을 끝까지 지키는 용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백이진의 성장 - 보여준 기자로서의 성장과 한계

백이진은 IMF로 가족이 몰락한 후, 고등학교 졸업 신분으로 방송국에 입사해 기자가 되는 인물입니다. 학력을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 없이 방송국 공채 시험을 통과해 기자가 된 것은 기회를 잘 잡은 이진이의 영리함과 노련함이 있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자생활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였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수많은 비극을 목격하게 되는데 특히 9·11 테러 현장을 취재하며 사람들이 죽고 도망가고 회사 건물이 폭격당하는 지옥 같은 광경을 매일 마주하게 되며 고통의 현실과 마음이 점점 무뎌져 가는 자신을 봅니다. 이런 기자의 직업이 희도와의 사랑도 멀어지게 하고 유림이의 귀화 소식을 전하면서 이진이는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일이었고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그의 직업의 책임감이기에 어른으로서 그 무게를 이겨냅니다.

저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은 어떤 직업이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를 알고 묵묵히 지켜냅니다. 이진은 결국 희도와 헤어지지만, 기자로서 성장하며 앵커의 자리까지 오릅니다. 이는 개인의 행복을 일부 포기하고 얻은 성취였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단순히 청춘의 아름다움을 그린 드라마가 아닙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며 제 사춘기 시절의 치열했던 기억을 떠올렸고, 그때의 저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었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희도에게서는 포기하지 않는 힘을, 유림에게서는 책임감을, 이진에게서는 직업적 소명을 배웠습니다. 이 드라마는 저에게 가장 따듯한 격려를 준 작품입니다. 삶이 어렵고 힘들다면 주인공들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받아보시길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sM_KV1rt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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