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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일상의 삶, 한제국, 모석희)

by eunhaji 2026. 6. 26.

 

일상의 삶

드라마 <우아한 가>는 재벌가의 치열한 암투를 그리며 우리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긁어준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모석희가 거대한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큰 대리 만족을 선사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들도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에 치이다 보면 가끔은 속이 답답하고 시원한 사이다 같은 반전을 꿈꾸게 됩니다. 이 드라마는 그런 우리 마음을 참 잘 대변해 주었습니다. 특히 평범한 변호사 허윤도가 대기업의 리스크 관리팀인 'TOP 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직장인들의 생존 경쟁과 참 닮아 있었습니다. 저 역시 과거 교육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일하며 조직 생활을 경험해 보았기에, 그 치열함이 남일 같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거대한 조직 안에서 나만의 원칙과 중심을 지키며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드라마 속 오너 일가의 이기적인 다툼을 보면서 늘 곁을 지켜주는 남편과 귀여운 초등학생 두 아이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수천억 원의 유산을 두고 서로를 속이고 할퀴지만, 우리네 진짜 행복은 그런 거창한 돈에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며 남들 같은 넉넉한 복지는 못 누려도, 퇴근길에 남편과 따뜻한 찌개 한 그릇 앞에 두고 하루의 고단함을 다독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훨씬 값지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돈 때문에 천륜을 저버리는 드라마 속 설정은 씁쓸한 비판을 자아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현실에서 진짜 붙잡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 준 고마운 작품이었습니다.

내가 한제국이었다면

만약 제가 모든 비밀을 쥐고 대기업 MC그룹을 막후에서 조종하던 TOP 팀의 수장 '한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한제국은 오너가의 추악한 비리를 덮는 것이 회사를 지키는 정의라고 믿었지만,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저는 그 거대한 권력을 철저히 든든한 '멘토'의 역할로 돌렸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고 세상을 살아갈수록 선배이자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랫사람을 억압하는 독단이 아니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원칙과 포용력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도 후배들이 방황할 때 매섭게 다그치기만 하는 선배보다는, 중심을 잡아주며 따뜻하게 손을 내어주는 조력자가 훨씬 절실합니다. 집에서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강압적인 규칙으로 굴복시키기보다, 왜 잘못되었는지 원칙을 설명하고 스스로 깨닫게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한제국이었다면 모석희를 제거해야 할 리스크로 규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석희가 가진 당당함과 명석함을 알아보고, 그녀가 올바른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버팀목이 되어줄 것입니다. 드라마 속 한제국이 저지른 수많은 편법은 명백히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목적이 아무리 숭고할지라도 과정의 부당함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법과 정의의 테두리 안에서 시스템을 투명하게 혁신하여 회사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 그것이 최고 책임자가 걸어가야 할 품격 있는 길이라 확신합니다.

소통하는 모석희

이번에는 제가 직접 드라마 속 주인공 모석희가 되어, 제 본래 성격대로 이야기를 완전히 다시 각색해보고자 합니다. 진짜 모석희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사이다를 선사했지만, 제 성격은 그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고 원칙을 중시하며 조화와 소통을 소중히 여기는 편입니다. 만약 제 성격대로 각색을 한다면 화끈한 정면 돌파보다는 치밀한 준비와 따뜻한 연대감이 돋보이는 휴먼 드라마가 되었을 것입니다. 제가 주인공이었다면 무작정 집안사람들과 날을 세우기보다, 철저하게 감정을 숨기고 이성적으로 행동했을 것입니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감정적으로 맞대응하면 해결되기보다 꼬이기만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두 아이가 싸울 때도 한쪽 편만 들지 않고 양쪽 이야기를 다 들으며 원칙에 따라 중재하듯, 재벌가의 얽힌 실타래도 차분하게 하나씩 풀어갔을 것입니다. 허윤도 변호사를 대할 때도 그의 우직함을 깊이 신뢰하며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서 예의를 갖추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안의 고용인들이나 말단 직원들처럼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부터 얻는 전략을 썼을 것입니다. 과거 어린이집이나 교육센터에서 일할 때 깨달은 가장 큰 진리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대단한 권력이 아니라 작은 배려와 진심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각색한 <우아한 가>는 요란하지 않지만 단단한 원칙을 가진 주인공이 진심으로 세상을 바꾸고, 마침내 어머니의 억울함도 풀며 소중한 가정을 끝내 지켜내는 뭉클하고 우아한 결말이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DccIt-lg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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