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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진짜 클라이맥스, 황정원, 추상아)

by eunhaji 2026. 7. 26.

 

진짜 클라이맥스

드라마 <클라이맥스>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주인공들이 누리는 화려한 삶 뒤에 숨겨진 차가운 고독이었습니다. 주인공 방태섭과 추상아 부부는 겉으로는 부와 명예를 모두 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계산하는 비즈니스 관계에 가깝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해 보여도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모습이 참 씁쓸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인물들의 욕망을 아주 감각적이고 밀도 있게 그려낸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극이 진행될수록 팽팽해지는 긴장감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서로를 속이는 장면이 연달아 나오다 보니, 가끔은 보는 내내 마음이 피로해지거나 “꼭 저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하는 안타까운 비판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겉과 속의 온도 차’는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현실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지 않나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남들 앞에서는 늘 웃으며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뒤돌아서면 업무 스트레스와 인간관계로 속앓이 하는 동료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저 역시 학부모 모임이나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괜히 다들 아쉬운 소리 안 하려고 행복하고 여유로운 모습만 보여주려 애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둘이 앉아 도란도란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놓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끝없는 욕망을 채우느라 정작 가까운 사람과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는 소소하더라도 진짜 내 편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창한 권력보다 소소한 대화 한 마디가 우리 삶을 진짜 빛나게 만드는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합니다.

황정원이라면

만약 제가 극 중에서 결정적인 비밀 스캔들을 쥐고 판을 뒤흔드는 ‘황정원’이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깊이 고민해보게 됩니다. 극 중 황정원은 위험천만한 권력 싸움의 중심에 직접 들어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위기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갑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눈으로 보면 그렇게 위태로운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입니다. 제가 만약 황정원이라면, 그 막강한 정보와 비밀을 거대한 권력자들과 거래하는 무기로 쓰기보다는, 나 자신을 지키는 가장 튼튼한 방화벽으로 삼았을 것 같습니다. 판을 뒤엎어 누군가를 무너뜨리기보다는, 내가 안전하게 그 위험한 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만 그 비밀을 활용하고 조용히 내 삶을 찾아 떠났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마도 제가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엄마이자 아내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세상을 바꾸거나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집에서 초등학생 두 아이가 투정과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의 큰 야망이나 승리보다는 이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울타리를 지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또 날마다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터로 나가는 남편의 지친 어깨를 보면, 괜한 욕심이나 경쟁으로 삶을 위험에 빠뜨리기보다 소소한 평화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집니다. 위험한 권력 싸움의 한가운데서 위태롭게 서 있는 황정원을 보며, 저는 다시 한번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의 소중함’을 깊이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추상아라면

만약 제가 주인공 ‘추상아’가 되어 드라마의 결말과 흐름을 저의 성격대로 다시 각색해 본다면 어떨까요? 드라마 속 추상아는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냉정하게 사람을 이용하고, 남편과의 관계마저도 치밀한 수싸움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물론 톱스타라는 위치와 그녀가 짊어진 상처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대로 끝까지 달리는 모습은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만약 제가 추상아라면, 저는 화려한 왕관을 지키기 위해 내 영혼을 갉아먹는 싸움을 계속하기보다는 조금 더 일찍 솔직해지는 길을 택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두렵겠지만, 남편인 방태섭에게 먼저 가면을 벗고 제 아픔과 진심을 고백하며 “우리 이제 그만 솔직해지자”라고 손을 건네는 따뜻한 드라마로 바꾸고 싶습니다. 제 성격상 저는 갈등을 오래 끌기보다는 진심 어린 대화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연로하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시간을 보낼 때면, 긴 세월 동안 묵혀두었던 진심 어린 한 마디가 그 어떤 화려한 선물보다 마음을 녹여준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아무리 힘들고 잘못한 게 있어도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하면 다 해결할 수 있어”라고 가르치곤 합니다. 그래서 추상아라는 인물도 냉혹한 복수극의 주인공으로 남기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진정한 가족의 따뜻함을 찾아가는 인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욕망의 끝에서 서로를 짓밟는 결말 대신, 서로의 손을 잡고 진정한 평안을 찾는 결말이야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울리는 진짜 ‘클라이맥스’가 되지 않을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OOg2XJ_p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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