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쌓인 날이면 어김없이 배달 음식으로 위로를 삼았고, 그걸 보상이라 불렀습니다. 드라마 속 이미란이 밀가루를 끊겠다며 결심했다가 상사 책상 위 빵을 준 것으로 착각해 가져가는 장면을 보면서 웃었는데, 솔직히 남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길거리 지나면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면 상상 속에서 그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제가 보입니다. 다이어트가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를 그 짧은 장면 하나에서 다 찾았습니다.
빵 한 조각의 위로
직장에서 야근을 하고 오는 날이나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줄 기운이 없는 날은 힘듬에 대한 보상을 주고 싶어 배달앱이나 길거리 음식점들을 시켜먹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어디에 풀곳도 없어 가장 쉬운 방법으로 큰 위로를 주는 음식을 찾는 건 몸의 본능입니다. 치킨 한 마리 먹는다고 급작스럽게 돼지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미란이가 밀가루를 끊겠다고 결심한 뒤 오히려 밀가루 생각만 더 나고 괴로워하다 결국 상사 책상 위에 있는 베이글을 보고 눈이 뒤집혀 낚아채 가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짠한 장면이었습니다. 밀가루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집착을 강화시키는 방법 같아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이어트의 실패가 의지력 부족으로만 여기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하고 가정에서 육아하다 보면 우리 뇌도 에너지를 다 써버리게 되어 음식을 찾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가 다이어트 중 그저 빵 한 조각 먹었다고 해서 "난 역시 안돼"라고 질책하는 것보다 10분 더 운동해 보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 저에게는 좋을 것 같습니다.
도현중 관장님
다이어트를 지속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를 파고들면 결국 멘털 관리, 즉 심리적 회복력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드라마 속 도현중 관장이 미란에게 한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헬스장에서 제일 어려운 건 헬스장에 매일 오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운동 자체보다 운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환경과 관계가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는 체중계에 표시되는 숫자에 연연해 하지만 사실은 오늘의 분량을 꾸준하게 채워가는 자세가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몸이 아픈 날이나 야근으로 인해 시간이 없는 날에는 내 노력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옆에 있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도관장이 미란의 사물함을 비워두지 않은 것, 다시 나타났을 때 아무 말 없이 운동 복귀를 도운 것이 저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드라마적 감동이 아닙니다. 운동 심리학에서 자기 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사람이 외부 강요가 아니라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 충족될 때 행동을 지속한다는 이론입니다. 도관장의 태도가 이를 충족시켜 준 셈입니다. 특히 아이엄마의 건강을 위해 아를 맡아 운동을 도와준 장면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위로를 준 것 같아 훈훈하였습니다.
건강을 챙기는 일은 혼자서도 가능할 수는 있지만 옆에 도현중 관장 같은 훌륭한 멘토의 도움을 받는 것도 우리가 꾸준히 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드라마 속 도관장 같은 트레이너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드라마 속 훈련 방식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면 과부하와 부상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운동 과학적 관점에서 점진적 과부하 원칙(Progressive Overload Principle)이란 신체에 서서히 자극을 늘려가야 근육이 성장하고 부상을 막을 수 있다는 원칙인데, 드라마에서는 이 부분이 다소 극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이 과장되었음을 알면서도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서 이런 과한 설정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 도전
실제로 대한체육회의 운동 지침에 따르면 성인 기준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이 권장됩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단기간 극한 훈련보다는 꾸준한 적정 강도의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면서 동기 부여는 충분히 받되, 실제 운동 방법은 전문 트레이너와 상담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이어트는 결국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빵 한 조각을 먹었다고 실패자가 되는 게 아니라, 먹은 만큼 다시 움직이면 됩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이게 해 줄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우리는 훨씬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만큼은 그 구조를 먼저 만들고 시작해보려 합니다. 의지보다 환경이 먼저입니다. 남편에게도 부탁하였습니다. 건강을 위해 야식을 절제하되 한 달에 2회로 줄이고, 저녁 식사 이후 비 오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제외한 날에 아이들과 산책하면서 줄넘기 1000번을 같이 하기로 하였습니다. 의지가 무너지는 날이면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래방을 가서 노래를 불러본다던지, 세차를 한다던지 시선을 바꾸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꾸준한 운동(주 4회)을 목표로 아파트 단지에 있는 헬스장을 오늘 등록하러 가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드라마 감상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운동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운동 계획과 식단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https://www.youtube.com/watch?v=rkB9wELyBc8&list=PLzoQTcvfo3FjCV2IXyP-6bAprxA7U_5d2
https://www.youtube.com/watch?v=-LGQVeuEKh8&list=PLzoQTcvfo3FjCV2IXyP-6bAprxA7U_5d2&index=2
https://www.youtube.com/watch?v=wDiA9puxgz4&list=PLzoQTcvfo3FjCV2IXyP-6bAprxA7U_5d2&index=4
https://www.youtube.com/watch?v=AQOyGGOZ4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