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
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특정한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을 간절한 상상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저마다 지닌 깊은 상처와 아쉬움을 씻어내고자 1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감행합니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순간의 그릇된 판단이나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인해 깊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일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숱한 갈등과 선택의 순간마다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초등학생 두 아이의 미소를 바라볼 때면 지금 누리는 평온함이 얼마나 귀중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야위어가는 손을 잡을 때마다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이 아려오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시간을 거스르는 판타지를 통해 삶의 본질을 되묻게 만들어주는 미덕을 보여줍니다. 촘촘하게 짜인 극본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은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담아내며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다만 모든 불행의 원인을 초자연적인 시공간 이동이나 타인의 음모로만 귀결시키려는 전개는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실제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시련과 아픔은 어떠한 요행이나 시간 여행으로도 쉽게 회피할 수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동네 모임이나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저마다 가슴속에 묻어둔 상처와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하게 됩니다. 인생의 길목에서 마주하는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나간 과거를 아쉬워하며 얽매이기보다 현재의 삶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을 위한 정당한 선택
극 중 배정태라는 인물은 아픈 여동생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위험하고 불법적인 일에 발을 들이며 처절하게 버텨냅니다. 여동생의 난치병을 고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아야만 했던 그의 절박한 상황과 심정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만약 동일한 상황에 처해 아픈 가족을 살려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그 제안을 받아들여 일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혈육의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 앞에서 물러설 수 있는 부모나 가족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인을 협박하거나 음지의 일에 가담하는 거친 방식이 아니라 끝까지 사람답고 정의로운 테두리 안에서 돈을 모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목적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과 방법이 올바르지 못하다면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고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더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가정을 이끌며 초등학생 두 아이를 양육하는 어버이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당당하고 부끄럼 없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정직한 땀방울과 정당한 노동을 통해 번 돈만이 가족의 삶을 진정으로 지켜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나 부모님을 정성껏 모시는 과정에서도 편법이나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도를 걸으려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드라마 속 배정태가 보여준 거친 행동과 협박 방식은 인물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옹호받기 어려운 비판의 대상입니다. 힘겨운 시련이 찾아올수록 편법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정직함과 품위를 잃지 않는 용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이라 할지라도 정당한 노력과 곧은 의지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는 길입니다.
다시 찾은 시간의 가치
만약 나에게도 드라마처럼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나온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욱 가치 있게 채워나갔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사랑하는 남편과 초등학생 두 아이, 그리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더 많은 곳으로 여행을 다녔을 것입니다. 일상의 바쁨과 피로를 핑계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뒤로 미루었던 아쉬움이 가슴 한구석에 늘 깊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푸른 바다와 산을 바라보며 가족들과 따뜻한 눈빛을 나누고 소중한 추억을 한 편이라도 더 쌓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또한 몸이 크게 아프거나 신호가 오기 전에 미리 정밀 건강검진을 받고 꾸준한 운동을 시작하여 나와 가족들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냈을 것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세상의 그 어떤 부귀영화나 명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나이가 들수록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더 세심하게 살피고 아이들이 올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체력과 생활 습관을 미리 관리해 주었을 것입니다. 아울러 경제적인 안정과 가계의 미래를 위해 주식 투자와 자산 관리를 조금 더 일찍 시작했을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얻는 소득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철저한 공부와 준비를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켜 나갔을 것입니다. 모임에서 만나는 이웃들과 소통하면서도 경제적 준비와 건강 관리가 노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자주 깨닫게 됩니다.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는 없지만 이러한 상상은 현재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지금 이 순간 주어진 시간과 곁에 있는 가족의 존재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로 여기며 매일을 감사하고 알차게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