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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 (왕세자 원, 살수 무연, 주체적인 삶) 드라마 속 원득이를 보다가 문득 제 과거가 생각났었습니다. 기억을 잃고 서툴게 살아가는 왕세자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도 한때 완전히 낯선 환경에 던져져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그냥 재미있는 사극 로맨스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한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왕세자 원득원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세자 이율의 모습이 처음에는 그냥 웃겼습니다. 궁에서 태어나 온갖 것을 갖춘 왕세자가 기억을 잃고 나니 지게 하나 제대로 못 드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그때 저는 나름 교육기관에서 팀장까지 맡았고, 평가인증(교육 기관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심사받.. 2026. 5. 27.
의사요한(고통 완화, 사람, 귀한 꿈) 시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으신 게 10년이나 지났습니다. 그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병이 낫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버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 그 안에서 차요한이라는 드라마 속 의사를 보며 처음으로 "언제 끝나느냐"가 아닌 다른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고통 완화차요한은 진단명보다 고통을 먼저 봅니다. 파브리병 환자를 마주했을 때도, 선천성 무통각증 환자를 마주했을 때도, 그는 병명을 확정하기 전에 지금 이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읽었습니다. 드라마 속 의사는 보통 빠른 진단과 드라마틱한 처치로 주목받는데, 그가 보여준 것은 완화의료였습니다.완화의료(palliative care)란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자체의 치료와 별개로 환자의 고통과 삶의 질.. 2026. 5. 26.
여신강림 (자존감, 임주경, 강수진) 둘째 아이가 언니 따라 립밤을 사달라고 떼를 쓰던 날, 문득 드라마 여신강림의 주인공 임주경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인데 이미 입술 색에 신경을 쓰다니, 세상이 참 빠르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해도 되는 것이 저도 학생 때는 얼굴에 파우더를 바르고 다니곤 했었습니다. 하얀 얼굴이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생 때는 아니었지만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학생이 가장 예쁠 때는 화장할 때가 아니라 그 모습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자존감으로 화장하기한참 공부할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분식점에 자주 갔었습니다. 친구들 중 예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인성도 좋아 어른들에 이쁨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랑 분식점.. 2026. 5. 25.
굿잡 (진정한 파트너, 정의감, 강완수) 드라마 을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도 저런 파트너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였습니다. 재벌 회장이 탐정으로, 초시력을 가진 여자가 그 옆에서 눈이 되어주는 이 이야기는 내 삶에도 저런 파트너들이 있는가?를 물었습니다.진정한 파트너은선우 옆에 양진모와 돈세라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들을 보면서 호흡이 정말 잘 맞아 통쾌한 쾌감을 주었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도 상황을 읽고, 플랜 B를 이미 준비해 두고, 서로의 약점을 채워주는 그 모습이 드라마 속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현실처럼 와닿았습니다. 나도 직장에서 내 결핍을 채워주며 깊은 신뢰를 갖는 사람이 있었나? 생각하는데 저들만큼 호흡이 맞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관계가 꼭 회사 사이에서만 형성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빵을 먹고 있.. 2026. 5. 24.
엉클 (사랑표현, 계층차별, 따듯한 드라마) 처음으로 학교 대위원으로 활동하고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초대받은 날을 떠올리면 지금도 묘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처음엔 아이를 위한 정보 공유 공간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 순간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서열이 느껴졌습니다. 드라마 '엉클'을 보면서 그 감각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화면 속 로열 맘블리 클럽은 결코 허구가 아닙니다.잘못된 사랑표현드라마에서 지우가 겪는 고통은 신체적 폭력 그 이상이었습니다. 할머니 신화자는 학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잠을 재우지 않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아이의 의사를 철저히 짓밟습니다. 이런 양육 방식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서적 학대(Emotional Abuse)에 해당합니다. 정서적 학대란 아이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반복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뜻하며, 신체적 폭력보다 눈에 잘.. 2026. 5. 23.
우연일까? (재회감정, 회복, 사랑의 가치) 솔직히 저는 오랜만에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 만나면 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드라마 속 홍주와 후영처럼, 시간이 지나도 서로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다시 만나 더 깊어지는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20년 만에 대학 선배를 다시 만난 어제, 그 믿음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재회감정혹시 오래전 첫사랑과 다시 마주친 적이 있으신가요? 20년 전 대학 동아리에서 저는 한 선배를 좋아했습니다. 깔끔한 외모에 센스 있는 말투가 매력적이라 인기가 많았고 덕분에 고백할 용기는 없었고, 늘 뒤에서만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졸업하고 어제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 그 선배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날 아침부터 설렜습니다. 소녀처럼 발그레한 모습에 예전 감정이 그대로.. 2026.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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